프랑스어의 자음 발음기호는 총 17개입니다. 모음에 비해 상대적으로 익숙한 발음들이 많아서 큰 어려움이 없는 파트입니다. 불어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적인 몇 가지 자음의 발음 방법과 규칙들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프랑스어 자음 발음
불어 자음은 우리말이나 영어의 자음과 유사한 발음이 많습니다. 대부분 이미 알고 있는 발음이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은 몇 가지 발음에 유의하면서 각각의 특징들을 이해하면 충분합니다. 발음하는 위치가 같은 소리의 짝으로 분류하겠습니다.
프랑스어 단어의 끝에 오는 자음은 기본적으로 발음이 생략된다는 사실에 유의해야 합니다. c, f, l, q 등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발음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r의 경우는 1음절 단어에서는 발음하며, er로 끝나는 2음절 이상의 단어에서는 발음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단어마다 구분하여 기억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알파벳 파트에서 언급했던 무음 h와 유음 h에 대해서도 설명드리겠습니다. 둘의 차이는 모음생략과 리에종(연음)의 가능여부에 있습니다. 모음생략은 '(아뽀스트호쁘)를 사용해서 앞 단어의 모음을 생략하는 것을 말하고, 리에종은 묵음으로 끝난 앞 단어의 마지막 자음이 다음 단어의 모음과 만나 연음 되는 현상입니다. 사전을 찾았을 때, +h 표시가 있으면 유음 h입니다. haut, heros, hibou 등이 있습니다.
● 무음 h : homme [ɔm], le homme -> l'homme '롬므' [모음생략 O]
● 유음 h : haut [o], très haut -> '트헤조'가 아니라 '트헤오' [리에종 X]
1. [b], [p]
각각 우리말 발음 'ㅂ', 'ㅃ' 소리입니다. 입술이 맞닿았다가 떨어지면서 발음됩니다.
2. [d], [t]
'ㄷ', 'ㄸ' 소리입니다. 혀끝이 윗니 뒷부분 경구개에 닿았다가 떨어지면서 생기는 발음입니다.
3. [g], [k]
'ㄱ', 'ㄲ' 소리입니다. 입은 거의 닫힌 채로 혀의 뒷부분이 연구개 부분에 닿으면서 발음됩니다. 주의해야 할 사항으로, 이 발음들에는 구개음화라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구개는 입천장을 뜻하며 앞부분은 딱딱한 경구개, 뒷부분은 부드러운 연구개로 구분하는데, 비경구개 자음이 뒤의 모음(보통 전설고모음 i)의 영향으로 경구개음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혀의 위치가 앞으로 전진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말의 구개음화는 '굳이'가 대표적이지요. [구디]가 아니라 [구지]로 발음되는데, 소리 내보면 혀의 위치가 '지'의 소리에서 경구개쪽으로 전진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불어에서도 [g], [k]가 [a], [e], [ε]와 만나면 짤은 '이' 소리인 [j]가 첨가되는 구개음화 현상(kʲ, ɡʲ)이 나타나 각각 '꺄', '꼐', '갸', '계'로 발음됩니다.
추가로, qu~로 시작하는 단어에서 u [y] 발음은 묵음입니다. quel [kεl] '꼘르', quatre [katʀ] '꺄트흐', Québec [kebεk] '꼐베끄'
● c, p, t 소리는 일반적으로 된소리(ㄲ, ㅃ, ㄸ)로 발음하지만 cr, pr, tr 형태에서는 거센소리(ㅋ, ㅍ, ㅌ)로 발음합니다.
● crime [kRim] '크힘므', prendre [pʀɑ̃ːdʀ] '프헝드흐', train [tʀɛ̃] '트헝'
4. [f], [v]
우리 말로는 'ㅍ'으로 표시할 수밖에 없지만, 영어의 [f], [v]와 동일한 발음입니다. 윗니가 아랫입술을 살짝 덮은 위치에서 바람을 내쉬며 소리 냅니다. 성대가 울리지 않는 무성음이면 [f], 울리는 유성음이면 [v]입니다.
5. [s], [z]
우리말 'ㅅ', 'ㅈ' 소리입니다. 혀 끝의 위치는 윗니 뒤편의 경구개 부위이며 혀가 경구개에서 살짝 떨어진 공간으로 공기가 흐르면서 나는 소리입니다. 두 발음 모두 혀가 경구개에 닿지 않습니다. [s]와 [z]의 차이점은 무성음과 유성음의 차이인데, [z]의 경우 성대가 떨리는 소리가 혀끝의 진동으로 느껴져야 올바른 발음입니다. 실제 발음은 짧은 '으' 소리가 첨가되어 'ㅡ즈'의 소리로 들리게 됩니다.
6. [ʃ], [ʒ]
'슈', '쥬' 정도로 표기할 수 있습니다만, [ʒ] 소리는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알파벳 파트에서 자세하게 설명한 바가 있는 발음들이지만, 다시 한번 설명드리겠습니다. [ʃ], [ʒ] 발음 시 혀의 위치는 같습니다. 무성음이냐 유성음이냐의 차이인데, '쉬' 혹은 '슈'의 소리에서 성대를 울리면서 'ㅈ' 소리를 내면 [ʒ] 소리가 나게 됩니다.
[z] 소리와 비슷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발음점의 위치에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z] 발음 시 혀의 위치는 윗니 뒷부분 경구개이고, [ʒ]는 그 보다 안쪽입니다. 우리말 '스'와 '슈' 소리를 해보면 혀의 위치가 목구멍 쪽으로 후퇴하는 게 느껴집니다. 제대로 발음하면, [z]와 마찬가지로 짧은 '으' 소리가 첨가되어 'ㅡ쥬' 정도로 발음됩니다.
9. [l], [m], [n]
각각 'ㄹ', 'ㅁ', 'ㄴ' 소리이며, 발음점은 각각 경구개, 양입술, 경구개입니다.
10. [R]
혀뿌리 부분이 목구멍 안쪽에서 진동하면서 생기는 발음으로 우리말 'ㅎ'의 느낌이 나는 소리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소리인 만큼, 새로운 근육의 움직임과 뇌의 각인을 위해 처음에는 좀 과장된 소리로 연습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 다소 부드럽게 발음하면서 느낌만을 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징적으로 cr, fr, pr, tr, 등과 같이 c, f, p, t 다음에 r이 연결된 단어에서는 두 철자를 동시에 발음하는 규칙이 있습니다. c, f, p, t 소리를 내는 동시에 [R] 소리를 빨리 덮어 씌우는 느낌으로 소리내시면 됩니다. trois [tʀwɑ] '트흐와'에서 '트흐'를 빠르게 연결해서 '트ㅎ' 소리를 내면 됩니다. 음성으로 여러 번 들어보면 느낌을 알 수 있습니다.
11. [ɲ]
발음 방법은 '니으' 정도의 소리를 내면 됩니다. 우리말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뉴'로 표기하고 있는데, '뉴'는 단정적인 발음으로 들리기 때문에, 다소 애매한 '니으' 소리가 더 가깝습니다. champagne [ʃɑ̃paɲ] '슈엉빠니으', montagne [mɔ̃taɲ] '몽따니으', cognac [kɔɲak] '꼬니으아끄' 혹은 빠르게 발음해서 '꼬냑끄'입니다. 주의할 점은 앞서 언급한, [k] 발음의 구개음화 현상으로, 화자에 따라서 [k] 소리에 [j] 발음이 첨가되어 cognac [kɔɲakʲ] '꼬냑끼' 정도로 발음하기도 합니다.
마치며
프랑스어 자음의 발음 방법과 규칙들까지 확인했습니다. 이제 사전만 있으면 대부분의 단어들의 발음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상태에 도달했습니다. 물론, 문장 속의 단어들을 발음하기 위해서는 리에종(연음)에 관련된 또 다른 규칙들이 요구되지만, 기본적인 발음의 음가를 이미 알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프랑스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프랑스어 숫자 규칙과 발음 (0) | 2024.06.17 |
---|---|
프랑스어 모음 발음 방법 (2) (0) | 2024.06.05 |
프랑스어 모음 발음 방법 (1) (0) | 2024.06.05 |
프랑스어 철자 기호를 사용하는 이유 (0) | 2024.06.03 |
프랑스어 알파벳 발음 주의사항 (0) | 2024.06.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