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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

프랑스어 모음 발음 방법 (1)

by cogi01 2024. 6. 5.

모든 언어학습은 모음을 먼저 익히고 자음으로 넘어가는 것이 순서입니다. 프랑스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영어나, 우리말의 발음과 전혀 다른 부분들에 주의하면서 학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음부터 시작하겠습니다.

 

 

프랑스어 모음 발음 (1)

프랑스어의 발음 구성요소(발음기호)는 자음 17개, 모음 16개, 반모음(반자음) 3개로 36개입니다. 단순히 우리말의 소리와 비슷하게 따라 하는 정도로 익혀서는 16개 발음의 특성을 이해하기 힘듭니다. 물론, 처음부터 모든 사항들을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만, 사전으로 모르는 단어를 찾았을 때, 발음기호를 보고 발음을 이해를 할 수 있는 정도가 첫 번째 목표입니다.

 

아래 그림은 불어 모음의 조음 위치를 나타낸 [불어 모음의 조음 사다리꼴]입니다. 혀의 위치를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서, 각 발음별 특성을 매우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왼쪽이 치아 쪽이고, 오른편은 목구멍 방향이며, 위와 아래는 혀의 높이를 의미합니다. 입을 크게 벌리는 발음일수록 입모양이 커지며 혀의 위치가 아래로 내려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요 발음들의 위치를 시각화하여 기억하도록 합니다.

프랑스어의-모음이-발음되는-위치를-나타내는-그림
프랑스어-모음-사다리꼴

1. [i]

'이' 소리로 발음합니다. 모든 모음 중 가장 앞에서 나오는 소리입니다. 위 사진의 모음 사다리꼴을 보시면 왼편 가장 위쪽에 [i] 발음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음운학적 표현으로는 전설고모음으로, 그냥 이해하고 넘기시면 됩니다.

 

우리말 '이' 소리와 유사하지만 입모양을 좌우로 조금 더 벌리는 느낌으로 냅니다. 혀의 위치는 최상단 왼쪽 위치인데, 이 부분을 경구개(구개는 입천장을 의미하며, 치아방향의 딱딱한 부분과 목구멍 방향의 부드러운 부분으로 나뉩니다)라고 합니다. '이' 발음을 해보면 혀가 경구개에 붙었다 떨어지면서 소리가 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 [e]

불어에서, 우리말 '에' 해당하는 발음은 [e]와 [ɛ]가 있습니다. 조음 사다리꼴에서 [e]는 [ɛ]보다 혀의 위치가 높게 나타납니다. 그 말은 [ɛ]의 입모양이 더 크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e]를 닫힌 e 소리로 부르기도 합니다. [e]는 우리말 '에' 정도로 발음하되, 입꼬리를 좌우로 좀 더 벌리는 게 좋습니다.  

 

3. [ɛ]

열린 e 소리로서, [e]보다 입모양을 더 크고 과장되게 만들어 소리 냅니다. 입모양이 커지면 턱이 내려가면서, 혀의 조음점은 자연스럽게 내려가게 됩니다. 사실, [e]와 [ɛ]를 구분하지 못해서 의미의 혼동이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지나치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해를 통해,  [ɛ] 발음이 조금 더 강조하는 듯한 소리라는 것을 느끼시면 됩니다.

 

4. [a]

불어에서, 우리말 '아'에 해당하는 발음은 [a], [ɑ] 2개가 있습니다. 현대 프랑스어에서는 특별히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 역시 신경 쓰지 않아도 무방합니다. 일반적인 우리말 '아' 소리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5. [ɑ]

본래, [a]보다 혀뿌리를 뒤로하여 목 안쪽에서 내는 발음입니다만, 현재 이 발음의 쓰임은 [a]와 거의 구분하지 않습니다.

 

6. [ə]

'으' 소리와 거의 동일합니다. 입모양은 '어' 정도로 합니다. 영어에서 [ə]는 중설중모음 shwa(슈와)이며, '어'에 가까운 소리가 납니다. 불어에서 shwa를 표시하는 발음기호가 [ə]이지만, 실제 발음은 슈와 '어'가 아니라 '으'입니다. 따라서 shwa를 표시하는 정확한 음가는 없습니다. 

 

7. [y]

프랑스어를 처음 배울 때, 가장 어려운 발음 중 하나입니다. 보통은 우리말 '위' 소리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불어 [y]는 이중모음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은 상당한 차이가 있습니다. '위'는 '우+이'를 빠르게 발음하는 이중모음으로서, 발음 중 입술과 혀의 위치가 모두 바뀝니다.

 

[y]의 정확한 발음법은, '우'의 입모양에서, 입술은 그대로 유지한 채 혀만 이용하여 '이'를 단일모음으로 발음해야 합니다. 실제 발음은 아주 짧은 '위'에 '유'가 섞은 발음으로, 입안에서 갇힌 다소 답답한 느낌의 소리입니다. 마치 복화술을 하면서 말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예를 들어, tu [ty]의 실제 발음은 '뛰'와 '뜌'의 중간으로 나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뜌'라는 소리가 강해지기도 합니다. 우리말에는 없는 발음이기 때문에 익숙해지는데 많은 연습이 필요합니다. 

 

8. [ø] : 발음 주의

[ø] 발음은 본래, [o] 소리 즉 '닫힌 o'를 발음하는 입모양을 유지한 채, '에' 소리 [e]를 내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앞서 설명한 [y] 발음법과 유사한 방법인데요, 이렇게 하면 우리말 '외'와 비슷한 소리가 나옵니다. 물론 첫소리와 끝소리가 같은 단일모음입니다. 하지만, 사전이나 영상을 통해 현지 원어민들의 발음을 들어보면, 이와는 '완전히' 다르게 들립니다. 

 

[ø]는 실제로, '으' 소리와 가장 가깝습니다. 불어에서 파란색을 뜻하는 bleu [blø]입니다. 앞에서 설명한 대로 읽으면 '블뢰'와 비슷하게 소리나야 하지만, 사실은 그냥 '블르' 정도로 읽습니다. peu [pø], noeud [nø], jeudi [ʒødi] 등도 모두 '외' 소리가 아니라 '쁘', '느', '즈디''으' 소리가 들립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프랑스어의 발음기호는 실제 발음과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어의 발음기호는 중세와 근대시대에 만들어진 음가들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현대에 이르러 발음에 많은 변화가 생겼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이 변화가 발음기호에 반영되기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언어들은 이런 변화들을 빠르게 수용하여 맞춤법이나 발음 등을 시대에 맞춰 수정하지만, 불어는 이 과정이 오랫동안 지체되었기 때문에, 불어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큰 혼란에 빠지면서, 충격과 공포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과거 교과서나 대부분의 관련 서적에서는 이러한 사실들이 언급되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  현대 불어에서, [ø]는 '으' 소리에 가까우며, [ə]와 동일한 음가입니다. 입모양은 [o]와 같이 '아주' 둥글게 합니다.

 

9. [œ] : 발음 주의

[œ] 발음 역시, 본래 발음법과 현재 발음이 달라진 상태입니다. 애초의 발음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ɔ] 소리 즉 '열린 o'의 입모양을 유지한 채, '에' 소리 [ɛ]를 내면 이 발음이 됩니다. 이 발음도 '외' 소리가 나는데, [ø]에 비해 혀의 위치가 더 낮게 형성되던 모음입니다. 이를 도식화하면, [ø] = [o] + [e], [œ] = [ɔ] + [ɛ] 정도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닫힌 모음의 결합과 열린 모음의 결합으로, 모음 사다리꼴을 보면 [ø]에 비해 [œ] 소리가 입을 더 크게 해서 내는 발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현재 [œ] 소리는 상당히 다릅니다. [ø]와 마찬가지로, 중간 위치의 발음인 [ə] : '으' 방향으로 발음이 이동했습니다. 모음사다리꼴의 위치를 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œ]는 [ø]가 완전히 [ə]와 동화된 것과는 달리, '외'와 '어' 중간발음으로 원래 발음의 음가를 유지하고 있어서, 일부 단어의 발음에서는 열린 '외'의 느낌이 남아있습니다.

 

이런 단어들은 개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프랑스 남부 일부 지역에서는 [ø]와 [œ]를 같은 발음으로 간주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œ] 발음은 일단, 일반적으로 '어' 소리에 가깝다고 여기는 게 원리를 단순화할 수 있습니다. '외' 소리가 강하게 남아있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구분해서 기억하는 것이 더 좋은 발음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일 거예요. 물론 이 '어' 소리는 열린 [ɔ]의 입모양으로 턱을 조금 하강한 상태에서 내는 '어' 소리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bœuf [bœf] 발음은 요즘 '뵈프'가 아니라 '버프'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뵈프'에 가깝게 발음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fleur [flœːʀ], peuple [pœpl] 등은 모두 '외'와 '어'의 중간 소리가 납니다. manager [manaʒœːr]는 '마나죄흐' 보다는 '마나저흐'로 들립니다. 실제, 영어를 프랑스 발음으로 표기 시, '어' 발음에 해당하는 음가가 바로 [œ]입니다. 다만, 혀의 위치는 아랫니 뒷부분에 닿습니다.

 

* 현대 불어에서, [œ]는 '외'와 '어' 발음의 중간 소리가 나지만, 둘 중에 '어' 소리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단어와 화자에 따라서 여전히 열린 '외'의 발음, 즉 [ɔ] + [ɛ] = [œ]의 발음으로 통용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발음 때문에 지나치게 노이로제에 걸릴 필요는 없습니다. 입술은 릴랙스 한 상태에서 열린 '오'의 상태로 벌리고, '어' 혹은 '에' 소리를 내면 됩니다. '어 혀끝이 아랫니 뒤편에 닿습니다.

 

10. [u]

입술을 내밀면서 '우' 소리로 발음합니다. 

 

11. [o]

'오' 소리로, 입모양을 동그랗게 만들어서 발음합니다. 닫힌 o 발음입니다.

 

12. [ɔ]

[o] 소리보다 입을 벌려서 발음합니다. 입모양은 '어' 정도로 유지하면서 '오' 소리를 냅니다. 열린 o 발음으로서, 혀의 위치는 자연스럽게 하강합니다. 

 

 

마치며

우선, 프랑스어 모음 12개의 발음 방법을 안내해 드렸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복잡한 내용일 수도 있지만, 전체적인 그림을 먼저 그리는 게 중요합니다. 규칙에 대한 일률적인 암기보다는 발음의 스펙트럼에 대한 이해가 우선입니다. 다음 포스팅은  계속해서 나머지 4가지 모음, 비모음과 반모음(반자음) 파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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